모글리, 늑대의 가족이 되다
지난주 아이들과 함께 읽은 정글북은 늑대의 가족이 된 모글리의 내용이었습니다. 늑대 무리는 인간 아이 모글리를 늑대의 가족으로 받을지를 놓고 종족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중, 곰 ‘발루’와 흑표범 ‘바기라’의 등장으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 발루는 모글리에게 정글의 법칙을 직접 가르치겠다고 약속합니다.
- 바기라는 애써 잡은 황소를 늑대 무리에게 바치며 모글리를 받아달라고 합니다.
그렇게 모글리는 늑대의 가족이 되고, 호랑이 ‘시어칸’은 모글리를 잡아 먹지 못한 분을 품고 돌아서게 됩니다.

발루와 바기라는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아이들과 나눈 첫 번째 질문은 “왜 발루와 바기라는 모글리를 위해 그런 행동을 했을까?” 입니다. 특히 바기라의 행동이 의아했습니다. 왜냐면 책에서 바기라는 또 다른 한 마리의 무서운 동물로 소개되기 때문이죠.
“모두가 바기라를 잘 알고 있었다. 타바키만큼 교활하고, 야생 들소만큼 대담하고, 상처 입은 코끼리만큼 앞뒤 가리지 않을 정도로 무모하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바기라가 가는 길을 가로막거나 앞지르고 싶어 하지 않았다.”
정글북 中
👨 “애들아, 발루와 바기라는 왜 모글리를 위해 그런 행동을 했을까?”
🧑 “불쌍하니까…그리고 아기잖아.”
👦 “정글의 법칙이 그런 게 아닐까?”

아이들은 발루와 바기라의 행동 보다는 모글리가 호랑이 ‘시어칸’에게 잡아 먹히지 않고, 늑대의 가족이 된 점에 더 마음을 두는 것 같았습니다.
‘정글의 법칙’, 너희들의 법칙은 뭐지?
정글북에는 ‘정글의 법칙’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했습니다. 모글리가 어느 정도 성장했을 때 바기라도 모글리에게 정글의 법칙을 설명합니다.
“정글의 모든 것이 다 네 것이다. 그리고 힘만 있으면 뭐든 다 잡아도 된다. 하지만 너를 살려 준 황소를 생각해서라도 늙은 소든 어린 송아지든 절대로 소를 죽여서도 안 되고 먹어서도 안돼. 그게 바로 정글의 법칙이란다.”
정글북 中
👨 “근데 오늘 유난히 정글의 법칙이라는 말이 많이 나왔잖아. 너네 법칙이 뭔지 알아?”
🧑 “서로의 약속이지.”
👦 “법칙은 하면 안되는 거야.”
법칙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 것 같아서 질문을 조금 확장해보기로 했습니다.
👨 “맞어, 그런 게 법칙이라고 할 수 있지. 모글리에게는 정글의 법칙이 있다면 너희도 학교에 가면 법칙이 있을꺼야. 어떤 법칙이 있지?
🧑 “뛰지않기, 지저분하게 먹지 않기, 친구 놀리지 않기, 막 화내지 않기!”
👨 “맞어, 학교에는 친구들, 선생님들과 잘 지내기 위해서 서로 지켜야 하는 규칙들이 있지. 너희들은 어떤 규칙을 잘 지키고 있지?”
🧑 “난 뛰지 않기, 점심 먹고 양치 잘하기, 친구들과 싸우지 않기를 잘 지켜.”
👦 “난 친구들과 존댓말 하기를 잘 지키고 있어. 존댓말을 하니까 친구들과 싸우는 일도 없고 약 올리는 것도 안 하게 되는 것 같애. 난 존댓말 하는 게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지금은 재미있어. 지난 번에는 누가 존댓말을 잘하는 지 투표를 했는데 내가 10표를 받아서 존댓말 왕이 되기도 했어.
둘째 아들은 본인이 ‘존댓말 왕’에 뽑힌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들려줬습니다. 법칙을 지킨 경험이 자연스럽게 자존감으로 연결된 순간이었습니다.
책 읽기가 완벽할 필요는 없어
지난 주는 유난히 첫째 아들이 많이 피곤한 것 같았습니다. 함께 읽은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지도 않았죠. 처음엔 살짝 속상했지만, 화를 내진 않았습니다. 아이가 내용을 잘 모르면 틀린 부분을 조심스럽게 잡아주면서 함께 이야기 하면 됩니다.
정글북을 잘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고전을 읽는 습관과 가족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서로를 더 알아가는 시간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가장 값진 교육은 지식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루소 Jean-Jacques Rousse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