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낙엽에도 의문을 품어라
슬로리딩의 저자 하시모토 다케시는 국어 선생님입니다. 그는 평범한 일본의 나다 중ㆍ고등학교를 ‘슬로리딩’ 학습법으로 명문 학교로 만든 장본입니다.

‘슬로리딩’은 소설책 「은수저」한 권을 여러 해에 걸쳐 천천히 깊이 있게 읽는 수업 방식으로 도쿄대학 합격률 1위라는 기적을 만들어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의문(疑問)”
하시모토 다케시가 책에서 수 차례 강조하는 건 바로 **의문**입니다. 당연한 것에도 ‘왜 그럴까’ 하는 의문을 던져야 한다고 합니다. 그때 비로소 배움의 즐거움이 시작되기 때문이죠.

슬로리딩 공부법의 핵심 : 많이 읽고, 많이 쓰기
하시모토 다케시는 의문을 품으로 배우는 것을 국어 수업에 접목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슬로리딩’ 입니다.
일본의 전후(戰後) 제대로 된 교과서가 없었기에「은수저」라는 소설책을 주 교재(교과서)로 삼았습니다. 그 책을 어떤 식으로 가르칠지는 별도의 ‘은수저 연구 노트’를 만들었는데, 그 시간만 족히 1년이 걸렸습니다.
「은수저」에 나오는 단어와 문장을 꼼꼼히 학생들과 함께 조사하며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 한 권을 읽는데 3년이 걸린 겁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 책만 읽은 것이 아닙니다. 은수저 외에 월 1권 독서를 학생들에게 과제로 내주면서 많은 책을 읽혔습니다.
천천히 가능한 많이 읽게 했지만 국어 실력의 핵심은 ‘쓰기’ 습관입니다. 월 한 권의 독서 과제가 끝나면 원고지 2매 정도로 독후감을 쓰게 했습니다. 하시모토 다케시는 글쓰기에 3가지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 판단력 : 쓰기를 통한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무엇을 어떻게 적으면 좋은가를 스스로 결정
- 구성력 : 문장의 논리를 세우고자 고민
- 집중력 : 제대로 글을 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능력
집에서 실천하는 슬로리딩 방법
하시모토 다케시는 집에서 할 수 있는 슬로리딩 방법을 설명합니다.「은수저」같은 한 권의 책으로 몇 년을 읽으면 될까요? 아닙니다. 그 보다 어떤 책이든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고, 글쓰기(독후 감상문)을 쓰라고 합니다.
이때 부모가 가장 주의할 점은 ‘잔소리 하지 않는다’입니다. 더불어 3가지를 주문합니다.
- 자유롭게 읽고 쓸 수 있는 시간과 환경 만들기
- 부모도 아이와 같은 책 읽기
- 아이가 쓴 글에서 칭찬할 부분을 정확히 짚어 칭찬하기
슬로리딩이 주는 삶의 즐거움
많은 책을 읽고 함께 글을 써야 한다는 메시지 외에 제가 뽑은 슬로리딩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Part4] 中 ‘인생의 즐거움은 취미의 가짓수에 비례한다’ 입니다.
하시모토 다케시는 취미가 일과 똑같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취미도 배움이기 때문입니다. 취미가 많을수록 인생이 풍요로워지고 지식의 폭도 넓어집니다. 자신도 카메라, 8밀리(캠코더), 국내 여행, 향토 완구, 개구리 케릭터 수집, 멋 부리기 등 다양한 취미가 있었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즐거운 배움은 취미가 맞는 것 같습니다. 뭔가를 배운다고 하면 시작이 참 어렵습니다. 어렵고 힘들다는 생각에 머뭇거리기 마련인데, 취미는 그렇지 않습니다. 호기심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즐겁고 기꺼이 배웁니다. 누가 말려도 자주 하고 싶은 게 취미입니다.
취미는 부담도 없습니다. 굳이 잘 할 필요가 없죠. 누가 평가하는 일도 없습니다. 오로지 자기가 만족하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 취미입니다. 중간에 그만둬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이렇게 즐거움으로 가득한 배움인 취미가 생활에 다양하다면 당연히 인생도 즐겁지 않을까요?
나의 경험 : 러닝에서 찾은 배움
저는 최근에 러닝이 취미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기립성 저혈압 때문에 러닝을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직장 동료들과 마라톤 대회를 준비하면서 입니다. 그때부터 달리기의 즐거움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 즐거움은 지금 저희 가족에게도 퍼졌습니다.


힘들지만 달릴 때 느끼는 자유로움과 달리고 난 뒤에 느끼는 성취감은 이뤄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매번 선물합니다. 지금은 평생 달리면 좋겠다는 소망도 생겼습니다.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무리없이 즐기면서 오래 달릴 수 있는 생활형 러너가 되고 싶습니다.


마무리 : 슬로리딩이 남긴 메시지
「슬로리딩」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천천히 많이 읽고, 꾸준히 쓰고, 즐겁게 배우는 습관이 결국 큰 성과로 이어진다는 것이죠. 저에게 러닝이 삶을 바꿔준 취미가 되었듯, 독서와 글쓰기도 같은 힘을 줍니다. 여러분도 아이와 함께 슬로리딩을 실천하면서 공부의 즐거움, 글쓰기의 힘을 경험해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