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하는 것이 좋을까?” 이 고민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한 건, 아마도 첫 아이가 초등학교를 들어갔을 무렵이었던 것 같다. 아주 어릴 때는 잘 놀아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집에서는 몸으로 놀아주고, 주말이면 최대한 많은 곳을 다니려고 했다. 그 보다 조금 더 컸을 때는 학교에 입학해서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챙겨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어주고 한글과 숫자를 조금씩 가르쳐줬다.
초등학교에 입학식 날 운동장에 서 있는 아들을 보면서 한 사람의 삶이 보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있는 걸까?’ 나 어릴 때 보다 세상은 분명히 더 빠르게 변하고 있고,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빠를 게 분명했다. 더 중요한 건 내가 아이를 키우는 방식은 결국 내 안에서 나온 것이라 현재 내 수준을 넘어서기가 어렵다는 사실이다. 내가 대단한 사람이라면 정말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나름의 대안이 필요했다.
이런 고민을 하던 중 만난 책이 송재환 선생님의「초등 고전 읽기 혁명 」이다. 책의 메시지는 명료하다. 초등학생들에게 고전을 읽히라는 것이다. 왜냐면 시대가 변해도 인간의 고민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고민은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는가?”이다. 여기에 대한 해답을 고전이 줄 수 있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고전을 읽히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만약 아이들이 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다면 인생을 정말 재미있게 살 수 있지 않을까?’ 또 그 해답이 수수께끼처럼 어렵거나 어디 숨겨져 있는 것도 아니고 이미 시중에 널린 고전에 있다고 하니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이때부터 아들 둘과 함께 고전 읽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초등 고전 읽기 혁명」에 있는 추천 도서 리스트를 참고해서 아이들과 읽었다. 지금은 이야기 책을 중심으로 비룡소 클래식 시리즈를 읽는다. 나도 그렇지만 아이들은 고전이 더 낯설기 때문에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 형식의 고전이 더 좋을 것 같았다. 고전을 읽는 방법이 특별하진 않다. 잠들기 전에 아이들에게 10페이지 정도 고전을 읽어준다. 그리고 다음날 저녁에 30분 정도 전날 읽어준 내용을 함께 확인하고,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질문을 하면서 확인한다.

솔직히 지금까지 내놓을 만한 변화나 결과는 없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것도 있지만, 나중에라도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그리 반길 만한 일은 아니다. 인생을 잘 사는 방법이 고전 몇 권으로 해결되는 것이라면 그건 인간의 변하지 않는 고민거리라고 말하기 어렵지 않을까? 하지만 난 믿는다. 고전이 그 해답의 기준을 마련해 줄 것이라는 걸. 고전을 읽고 삶 속에서 많은 일들을 직접 몸소 체험하면서 아이들은 자신만의 해답을 하나 씩 만들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