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한 사자소학 ‘붕우유과충고선도’ 이야기
요즘 초등학생 사이에서 ‘말싸움’이나 ‘무시’ 같은 갈등이 자주 벌어진다고 합니다. 실제로 학교에서 친친구에게 지적을 했다가 몸싸움이 일어나거나 오히려 따돌림을 당하는 사례도 종종 들려오죠. 그래서 문득 생각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친구의 잘못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아이들과「사자소학」의 한 구절인 “붕우유과충고선도(朋友有過忠告善導)”를 함께 필사하고,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충고’라는 주제를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또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따뜻하게 말하는 방법은 무엇일지 궁금했습니다.
오늘의 사자소학: 붕우유과충고선도
“朋友有過忠告善導“
(붕우유과충고선도)
“친구에게 잘못이 있거든 충고하여 바른 길로 인도하라.”
아이들과 함께 이 구절을 세 번씩 또박또박 쓰고 나서, 이런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질문1. ‘허물’이라는 단어, 아이들은 어떻게 이해할까?
오늘 배운 한자 중에서 “허물 과(過)”가 있는데, 허물의 뜻을 아이들이 알고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 얘들아, 혹시 허물이 뭔 줄 알어?
👦 껍데기잖아. 뱀이 허물을 벗는다!
👨 맞어, 그것도 허물이지. 그런데 오늘 나온 한자에서 허물은 사람한테 쓰는 단어인데 ‘잘못’이라는 뜻이야. 예를 들어, “이 사람에게 아주 심각한 허물이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면 그 사람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뜻이지.
아이들은 아직 ‘허물’이라는 단어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사자소학을 하면서 이렇게 모르는 단어를 발견하고 배우는 재미도 있습니다.
질문2. 잘못을 했을 때 친구가 알려주면 어떤 기분일까?
👨 너희들이 만약 잘못을 했을 때 친구가 “야, 이거 이거 잘못됐어.”라고 알려주면 기분이 어때?
🧑 기분이 나빠요.
👨 맞어, 기분이 나쁠 수 있지. 진짜 너네가 잘못을 했어도 누가 얘기를 해버리면 기분이 나쁠 수 있어. 그런데 왜 기분이 나쁠까?
🧑 자기 일도 아닌데 남의 일에 간섭하니까.
👨 맞어, 그런데 사자소학에서는 왜 친구가 잘못을 하면 충고해서 바른 길로 인도하라고 했을까? 정작 다른사람이 나한테 잘못했다는 이야기를 하면 기분이 나쁜데 말이지.
👦 그렇게 해야 친구가 고운 사람이 되니까. 마음씨도 좋아지고.
실제 아이들은 친구한테 충고를 들으면 기분이 나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사자소학은 친구가 잘못을 하면 알려주라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것과 사자소학의 가르침 사이에 차이가 있을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전 이런 질문을 더 해봤습니다.
질문3. 상처 주지 않고 ‘충고’ 하는 방법은?
👨 친구한테 충고하는 방법을 좀 달리 해보면 어떨까? 친구가 간섭이나 참견이라고 느끼지 않게 충고를 하는 거야. 어떤 방법이 있을까?
🧑 …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는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 아빠 생각에는 너네 친구의 잘못을 다른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이야기 하는 건 좋지 않아. 왜냐면 그 친구가 창피할 수 있기 때문이지. “잠깐 이야기 좀 해. 너한테 할 얘기가 있어.” 라고 친구한테 말하고, 따로 이야기 하는 게 좋아.
👦 그럼 글로 쓰는 건 어때? 편지를 써서 주는거야.
👨 오! 그거 진짜 좋은 생각이다. 말로 할 때보다 편지로 쓰면 장점이 있지. 말을 하다 보면 가끔은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화가 날 때도 있어. 하지만 글로 쓰면 자기가 할 말을 생각하고 정리하기 때문에 마음이 차분해지지.
둘째 아들 덕분에 말 보다는 글로 쓰면 생각을 정리하면서 더 조심스럽고 배려 있는 충고가 가능하다는 것도 함께 나눴습니다.
마무리: 사자소학이 알려주는 ‘진짜 충고’의 의미
「사자소학」은 아이들에게 “무조건 바른 말 해라”라고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보다 중요한 건 ‘어떻게 말할지’에 대한 지혜를 찾는 것이겠죠? ‘충고’도 결국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필사 하면서 나눈 이 대화처럼, 우리도 말보다 마음을 먼저 전할 수 있다면 조금 더 따뜻한 친구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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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읽은 구절 미리보기
見善從之知過必改(견선종지지과필개)
착한 것을 보면 따르고 잘못을 알면 반드시 고쳐라
다음 주에는 이 구절을 아이들과 함께 읽고 또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여러분이라면 이 구절로 아이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시겠어요?
핑백: 우리 아이들 어떤 친구를 사귀어야 할까?